1장 전자체 유령


■ 유우야가 죽은 후 아지트로 돌아와서

1. 채팅방에 들어가 본다


채팅방에 들어가 유우야를 생각하던 주인공의 귀에, 어디선가 풀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스캐너를 살펴보아도 주인공 이외의 반응은 없다. 보안 시스템을 돌파한 그 솜씨에 내심 감탄하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자….
새하얀 옷을 입은 소녀가 풀밭에 누워 편안히 잠들어 있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그 모습은… 틀림없는 와이어드 고스트! 주인공의 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깬 소녀와 눈이 마주친다.

■ 앞서 5명을 전부 클리어하지 않았다면 이 선택지는 나오지 않는다.

1.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른다
2. 그저 멍하니 쳐다본다


무심결에 비명을 지르는 주인공. 거기에 대답하듯 소녀도 함께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찾아드는 기묘한 침묵.

유령소녀와의 첫 대화.
소녀 : 저어… 유령이라니, 어디?
토오루 : 어, 어디냐니….(소녀를 가리킨다)
소녀 : (뒤를 돌아보고)유령같은 거 없어.
토오루 : …그러니까, 그게….
소녀 : ……나?
토오루 : ……응.
소녀 : 너무해… 렌은 유령같은 거 아냐!
토오루 : 하지만….
소녀 : 봐, 다리도 제대로 붙어있고, '억울해~'라든지 그런 소리도 안 하잖아.
토오루 : 그래도, 스캐너에 반응이….
소녀 : 이게 뭐야…?
토오루 : 전자체 스캐너야. 봐, 이 방에선 내 반응밖에 없잖아….(반응점이 하나 추가된다)
소녀 : 그봐, 렌은 유령같은 거 아니지?
토오루 : 아, 그래… 일단 네가 유령이 아니란 건 인정한다 치고….
소녀 : 응응~
토오루 : 넌 누구고, 무슨 일로 여기에 들어온 거지?
소녀 : 아…!(뒤로 물러선다)
토오루 : 아무 짓도 안 할 테니까 겁내지 말고… 우선 이름이라도 가르쳐 줘.
소녀 : 으, 응… 미즈사카 렌(水坂憐)….
토오루 : 그럼, 렌은 무슨 일로 우리 채팅방에 들어온 거야?
소녀 : 저 있지….
으응… 그게… 있잖아….
나 들키지 않게 하고 있었는데… 어떡하지…?

토오루 : …이제 됐어.
그렇다곤 해도, 채팅방의 보안체계를 돌파하다니 대단한 걸. 대체 어떻게 해서 숨어들어온 거야?
소녀 : 저기… 그건… 발소리 내지 않고 살며시 들어와서….
토오루 : '살며시'라니… 이봐.
소녀 : …….
토오루 : 뭐, 그렇게 간단히는 안 가르쳐 준다는 건가?
소녀 : …미안.
아무 말도 없이 방에 들어와서 미안해.

토오루 : 괜찮아. 보안체계를 돌파당한 쪽이 잘못이지. 그게 우리들 해커의 규칙이니까.
소녀 : …'해커'??
어, 어쨌든 미안… 나 이제 돌아갈래…!


일어나서 초원을 달리기 시작하는 소녀. 이윽고 그 모습은 점점 작아지더니 금세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녀가 사라진 방향으로 뒤쫓아가 보지만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히고 만다. 리얼하게 보여도 실상은 3D영상에 지나지 않는 배경… 그것을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진짜로 유령이 아니라면, 초절 테크닉을 지닌 해커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현실로 돌아와 방을 둘러보다가, 유우야의 콘솔에서 평소에 그가 몸에 지니고 다니던 펜던트를 발견한다. 넷에 몰입할 때도 휴대 가능하고, 나이프로도 써먹을 수 있는 편리한 물건.
친구의 유품을 손에 쥐고서 과거를 떠올리던 주인공은 군에 입대하여 원수를 찾아내기로 결심한다.
아지트 문이 열리며 쯔키나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들어온다. 조사는 끝났지만, 아키라는 여죄가 더 밝혀져 당분간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한다. 유우야가 죽은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며 눈물짓는 그녀를 위로하는 주인공.
쯔키나에게 앞으로의 진로를 묻자, 죄를 덮어주는 조건으로 어느 보안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 역시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군에 입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만, 이미 굳어진 결심을 바꾸지는 못한다.

토오루 : …그럼 쯔키나, 이제 난 갈 테니까….
쯔키나 : …….

…해가 지고 아지트가 어둠에 감싸일 무렵, 나는 쯔키나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것으로 우리들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안도감과 슬픔이 가슴속에서 미묘하게 뒤섞인다….
내가 이제부터 가게 될 피로 물든 길에 쯔키나를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다.


토오루 : …새 직장 열심히 해. 건강히 지내고….
쯔키나 : …토오루.
토오루 : …….
쯔키나 : …이제 다신 못 만나게 되는 거 아니지?
토오루 : …으응.
쯔키나 : 무리한 일은 하지 마… 난 토오루의 복수같은 거 딱 질색이니까.

문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뒤를 돌아본다. 그녀의 얼굴에는, 흘러내린 눈물이 거리의 불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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