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終演 -LAST DANCE-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테러리스트의 전사가 된 나는,
몇 번이고 군이나 V·S·S와 싸워 수많은 병사들을 해쳤다.
쿠웡의 사상에는 친숙해지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과격한 사상이라도
그 한가운데에 있으면 보통과 다를 바가 없다.
하물며, 전사는 사상만 가지고는 싸울 수 없다.

…가끔씩, 군에서의 생활과 미노리를 떠올리지만
지금은 그것이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도 가슴의 아픔이 사라지지 않으니까
인간이란 불편한 존재이다.
어쩔 수 없다. 인간은 두 가지 희망을 동시에 쫓을 수는 없으니.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군의 구조체 안에 잠입해 있다.

량 : 이런… 군대 녀석들이 눈치챘어! 지금 슈미크람이 그쪽으로 간다!
토오루 : 좋아… 너희들은 흩어져서 탈출해. 서둘러, 여긴 내가 맡을 테니까.
테러리스트 : 미안… 동지여, 죽지 마라!
량 : 토오루, 또 남는 거야?! 위험하니까 그만두래도!
토오루 : 알면서… 나는 군 슈미크람에게 볼일이 있어서 온 거야!

몇 번이고 군과 싸웠는데도 아직 유우야의 원수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유우야가 죽음을 당한 이곳이라면 틀림없이 만날 수 있다… 난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량 : 자살이라도 할 셈이야? …야, 토오루…!

량이 욕지거리를 늘어놓기 시작하자, 나는 통신을 끊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시야 한켠의 개인통신 아이콘에 불이 들어온다… 싫은 예감을 느끼며, 회선을 열고 통화를 받는다.

미노리 : …찾고 있었어요, 토오루씨….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리운 얼굴을 응시한다. 미노리도 슬픈 표정으로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본다.

미노리 : 현재의 제 파트너가 지금 그쪽으로 향하고 있어요.
…이것이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후의 서포트입니다….
안녕히, 토오루씨.


나와의 대화를 거절하려는 듯 통화가 뚝 끊어졌다. 그리고…

거대한 손톱으로 무장한 가변형 슈미크람. 긴 세월을 찾아 헤매던 유우야의 원수….
둘은 상대를 가늠해 보듯이 잠시 동안 서로를 노려본다. 그리고 내 등 뒤에는… 그런 우리들을 지켜보는 와이어드 고스트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전자체 유령은 슬픈 눈을 한 채, 우리들의 싸움을 그저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승리하든 패배하든, 내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이….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나는 원수를 향해 달려들고…
적도 나에게 거대한 손톱을 겨눈다.

와이어드 고스트여,
내 인생이 불타 스러지는 모습을 거기서 보고 있어라.
이게 바로 내 생애 최고의 제전이니까….

미노리가 마련해 준 무대에 나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이 싸움이 끝나고 나면, 내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기에….



[이전]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