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탈출 -ESCAPE- 전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빈민가로 가려 하지만, 그곳으로 통하는 노선은 전부 '긴급사태로 인해' 운행이 중지되었고, 군 헬기와 무장한 병사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있다. 초조해하는 주인공. 곁에서 지도를 보던 량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낸다. 빈민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지대에 공원이 있다고 한다. 그곳이라면 아슬아슬하게 동일한 구역에 포함될지도 모른다. 택시를 타고 아무도 없는 밤의 공원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공중단말을 찾아 달리기 시작한다. 빈민가에서는 이미 교전이 시작되었는지 때때로 총성과 폭발음이 들려오고, 하늘에는 수많은 헬기와 수직이착륙기가 상공에 떠 있다. 나무그늘에 자리한 공중단말 부스를 발견하고 량이 큰 소리로 외친다. 저곳이라면 우거진 나무들이 폭격으로부터 몸을 가려줄 것이다. 회선에 휴대단말을 연결하고, 량에게 서포트를 맡긴 채 주인공은 몰입을 준비한다.
량 : 조심해… 여기서 내가 기다리고 있으니까.(키스한다) 토오루 : 아아, 꼭 다시 돌아올게! 쿠웡에게 전황을 묻자, 이미 겐하는 페타오를 배반하였고, 쿠웡과 겐하의 부하들이 현실세계와 넷에서 각각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군을 엄호하는 임무를 맡게 된 주인공. 겐하의 부하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에 아지트의 공성방벽이 해제되고, 군과 V·S·S의 대병력이 밀어닥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도 적은 레벨7의 바로 언저리까지 쇄도. 겐하의 슈미크람 부대는 보안중추에 도달했으며, 실체는 작전실을 점거하고 교전중. 군의 슈미크람 부대를 물리치고 나아가다 아군과 마주쳤다. 부하들은 소탕했으나, 겐하는 작전실을 점거한 채 버티고 있다고 한다. 동료들을 보내고 전진하려는 찰나, 이번엔 광학병기로 중무장한 V·S·S의 부대가 몰려온다.
겐하 : 오우, 한참 기다렸잖아. 네녀석을 믿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 토오루 : 겐하! …이자식, 배신했지?! 겐하 : 너야말로 원래 배신자 아니야? 캬하하하하하~ 네놈은 날 비난할 수 없어! 량 : 닥쳐! 토오루는 너와 달라… 똑같이 취급하지 마!! 겐하 : 호오… 량, 드디어 개통식을 한 모양이지? 말투에서 냄새가 풀풀 나는군. 난 알아… 이젠 저녀석을 죽여버릴 대의명분이 섰단 말씀!! ■ 승패에 상관없이 줄거리가 진행되지만, 겐하에게 승리하면 포스크래쉬 '집속파동포(集束波動砲)' 획득. 패배한 경우 : 과부하에 이기지 못하고 파괴되는 슈미크람. 바닥에 굴러떨어진 주인공에게 겐하가 마지막 일격을 위해 화기를 겨눈다. 그만두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며 량이 울부짖지만 겐하 : 그런 말은 이제 질리도록 들었어…. 어째서 너희는 죽고 싶지도 않으면서 슈미크람에 타고 있지? 어차피 죽어버릴 녀석들끼리 사랑이다 우정이다 바보같이…. 토오루 : …넌 죽고 싶은 거냐…? 겐하 : ...난 그저 죽는 것도 귀찮을 뿐이야. …조준을 맞추던 겐하의 손이 갑자기 멎고 겐하 : …뭐, 뭐야… 거짓말이지… 누가 내 뉴로잭을 건드려…? 쿠웡 : 겐하… 작전실은 탈환했다. 지금부터 내가 널 처형한다. 겐하 : 처형?! 닥쳐, 난 네놈 장난감이 아니얏!! 죽음의 경련이 겐하의 슈미크람을 덮치고, 화기가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진다. 겐하 : 헛소리 마… 난 한 번도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 없어… 누구 때문에 내가 이런 미치광이가 됐는데…. 쿠웡 : …미안하다 겐하. 나도 곧 뒤를 따르마…. 겐하 : …더 이상 따라오지 마… 당신의 복수극에 휘둘린 덕분에 난 엉망이 돼 버렸어…. 슈미크람이 사라진 뒤 유령처럼 나타난 겐하의 전자체는 '넷에 몰입해서 맨 처음 한 일은 살인이었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지고, 빨리 탈출하라는 량의 외침에 쿠웡은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쿠웡 : 조금 늦은 모양이다. 이미 손님이 여기까지 와 있어…. 총소리와 함께 쿠웡의 몸이 교신화면 밖으로 튕겨나간다. 화면을 확대해 보자 작전실 입구에 총을 들고 줄지어 선 군인들의 모습. 쿠웡은 피를 흘리며 지시에 따라 두 손을 위로 올린다.
곤도우 : 흥, 북경공과대학의 학장도 지금은 시궁창 쥐새끼들의 두목인가… 몰락하셨군, 쿠웡. 쿠웡 : 그래… 우리들의 본래 모습은 시궁창 쥐였는지도 모르오… 옛날 이곳의 지도자들을 몰아낸 원인 중의 하나는 시궁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니. 곤도우 : …그런데, 쥐새끼 나으리… 자네가 빼앗아 간 모르모트는 어디 있나? 쿠웡 : ……. 곤도우 : 그뿐만이 아니야… 자넨 당연히 '그것'에 관해서도 조사했겠지? 순순히 우리에게 협력한다면 목숨만은…. 쿠웡 : …훗…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핫!! 곤도우 : …정신이 나갔나 쿠웡?! 쿠웡 : 장관, 미친 건 나 혼자만이 아닙니다. 쿠웡의 말과 동시에, 뒤에 서 있던 병사들이 보이지 않는 바둑판 모양의 눈에 절단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빛줄기가 레이저를 이용한 장치임을 알려주고 있다. 곤도우 : …무, 무슨 일이냐?! 쿠웡 : 레이저식 자동방어 시스템… 이런 것을 작전실에 설치하다니, 옛날 지도자들은 편집광이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군…. 부상을 입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빠르기로, 쿠웡은 장관의 총을 쳐 떨어뜨리고는 그대로 꼼짝하지 못하게 조여버린다. 곤도우 : 놔, 놔라…! 무슨 짓이냐?! 쿠웡 : 현실이란 편집광의 망상에 가까운 모양이야… 욕심에 사로잡혀 당신이 몸소 이곳에 와 주시다니, 기쁘기 짝이 없는 오판이었소. 도취된 듯한 목소리로 장관에게 속삭이는 쿠웡… 웃음띤 얼굴과는 달리, 그 눈은 광기와 살의에 불타고 있다. 쿠웡 : 당신을 함께 데려갈 수 있다니 행복하군… 그 여자도 틀림없이 기뻐할 거요. 곤도우 : 이놈, 무슨 짓을…?! …네녀석들과 얽힌 덕분에 난 출세가도에서 밀려나 버렸단 말이다!! 이 이상 날 방해하려… 쿨럭…?!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장관의 입에서 피가 솟구친다… 쿠웡은 장관의 시체에서 손을 거두고, 비틀거리며 콘솔 앞으로 돌아온다. 토오루 : 쿠웡, 도대체 뭘 하려는…? 쿠웡 : (전 채널 광역방송으로)넷 구조체 내부 및 레벨7 주변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 알린다… 3분 후 자폭장치가 가동한다. 살고 싶은 자들은 즉시 이 시설에서 탈출하라. 량 : 무슨 짓을… 쿠웡, 서두르지 마!! 토오루 : 쿠웡, 무책임하잖아…! 난 아직 알고 싶은 게 산더미인데!! 쿠웡 : 진실은 스스로 움켜쥐는 것이다…. 토오루 : ……. 쿠웡 : 자네는 '세뇌칩'이라는 진실을 쟁취했네… 그보다 더한 진실은 자신의 손으로 싸워 얻는 수밖에 없어. 토오루 : …자기 멋대로…! 쿠웡 : 자아, 서두르도록. 이탈방해는 해제했다… 량은 자네에게 맡기네…. 토오루 : 제길… 이탈한다!! 량 : 안돼… 쿠웡…!!!! …탈출 프로세스가 개시되기 직전, 나는 조각조각 흩어진 오감으로 생각한다…. 미워했던 자도 사랑했던 자도, 모두 내 앞에서 떠나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량… 그래, 내겐 량이 있다. 이제부터는 그녀만을 생각하며 살아가자….
서로를 끌어안은 채 빈민가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이윽고 폭음과 함께 충격파가 지면을 뒤흔들고, 시야에는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진다. 솟아오른 고층빌딩들이, 도시 중앙으로부터 주변부를 향해 중력에 이끌리듯 차례차례 쓰러져내린다. 무너진 도시의 잔해를 솟아오르는 연기가 뒤덮고…. 쿠웡을 부르는 량의 비명소리와 함께 두번째 폭발이 지면을 울리고, 무너진 도시의 잔해가 크레이터 모양으로 함몰되어 간다.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단어, '지하핵폭발'… 레벨7은 물론, 도시 중앙부에도 생존자는 없을 것이다. 멍하니 서 있던 량의 눈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힘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어느샌가 진동과 굉음도 멎고, 연기가 빈민가를 뒤덮고 있다…. 그 광경을 보며 량은 조용히 울고 있다. 살며시 어깨를 감싸자 그녀는 그대로 오열을 터뜨리고 만다.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그저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 ??? : 움직이지 마. 차가운 쇳덩이의 감촉이 뒷머리에 와 닿고, 공이를 당기는 소리가 철컥하고 들려온다…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을 짓는 량. 그녀의 등 뒤에서는 미노리가 긴장한 얼굴로 소형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 : 좋아, 그대로 손을 올려라. 목소리의 주인은 몸수색을 하고, 난폭하게 주인공을 뒤로 돌려세운다. 거기에는…. 야기사와 : 이거야 원… 엄청나게 큰일이 되어버렸군. 소우마… 이래가지곤 조용히 수습할 방법이 없다. 토오루 : 그런 일… 이것은 제가 스스로 한 선택입니다. 야기사와 : 그렇게 버티지 마라… 널 키워준 사사기리가 슬퍼한다. 토오루 : '사사기리'라니… 대장님은 아버지를 알고 계십니까? 야기사와 : 사사기리가 죽은 것을 조금만 빨리 알았더라면… 그 사람은 네가 넷에 접속하는 걸 막으려고 하지 않았던가? 토오루 : …어떻게 그걸…? 야기사와 : 내 곁에 두고 감시하고 있으면 큰일은 벌이지 않을 거라고 믿었는데… 내 생각이 얕았던 모양이다. 토오루 : …대장님, 당신은 도대체?! 야기사와 : 넌 모르는 게 낫다. 세상에는 모르는 편이 좋은 일도 많아….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난 널 나쁘게 대하진 않겠다는 거다… 순순히 투항해라, 소우마. 미노리 : 토오루씨… 대장님은 임무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여기에 와 계신 거예요… 물론 저도…. 대장도 미노리도, 그 시선에 적개심은 느껴지지 않는다… 느낄 수 있는 것은, 동정과 슬픔에 가득한 고뇌의 눈빛. 량 : 그럴듯한 소리만 늘어놓고! …우리가 순순히 투항하면 어떻게 될지 알면서!! 차라리 지금 죽여… 토오루하고 떨어져서 마음을 멋대로 농락당하느니 죽는 편이 나아! 토오루 : …대장님, 미노리… 개인적으로는 당신들을 믿고 있어요…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더 이상 대장님이 우리를 감싸주는 건 무리입니다…. 야기사와 : ……. 토오루 :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린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습니다… 투항할 바엔 죽음을 선택하렵니다. 야기사와 : …쿠웡 이놈… 자기 복수에 어린애들을 끌어들여서……. (총을 거두며)네가 순순히 항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여기선 네 방식대로 승부를 해 보지 않겠나? 토오루 : 승부라니?! 야기사와 : (휴대단말을 꺼내들고)우리 둘의 단말을 직접 연결하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슈미크람끼리 1 : 1로 싸울 수 있다. 마침 서포트도 둘 있고…. 미노리 : 대장님…! 위험해요. 그런… 결투같은 걸 하지 않아도…! 야기사와 : '결투같은' 게 아니라 '결투'다… 아니면 세가와는 이 둘을 총으로 쏴 버리고 싶나? 량 : 토오루, 조심해… 함정일지도 몰라. 토오루 : 아니… 대장님은 그런 짓은 안 해. 그럴 생각이 있었다면, 끌어안고 있는 우리들을 쐈으면 될 일이야. 야기사와 : 좋아, 결정이다. 너희들이 이기면 어디든 마음대로 가도 좋다… 거기 있는 여자도 이 조건으로 괜찮은가? 량 : 토, 토오루가 정한 거라면… 페타오의 전사는 승부에서 꼬리를 말고 도망치지 않아! 토오루 : …그 말씀, 잊지 말아 주십시오….
토오루 : 방금 전 말씀으로 보면… 역시 대장님은 쿠웡과 아시는 사이군요? 야기사와 : 글쎄… 늙은이들 젊은 시절 이야기 따위 들어 봐야 재미없다. 모르는 편이 나아. …와라, 소우마!! ■ 지금까지의 선택에 상관없이, 이 싸움의 승부로 엔딩이 결정된다. 승리 패배 A. 승리 : 량 : 토오루! 해냈어, 이겼어!! 이제 우린 자유야!! 나는 과도한 흥분에 취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승리했다는 느낌은 없다. 어딘가 허전한, 장애물을 넘어섰다는 감각…. 량 : 토오루…!!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량이 내게 안겨든다. 안도와 함께, 나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는다…. 야기사와 : …소우마. 쉰 목소리에 돌아보자, 대장이 미노리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었다… 그녀가 정성껏 붙인 진통용 패치가 보기에 안쓰럽다. 토오루 : …대장님. 야기사와 : 신경쓰지 마라. 이건 승부였으니까…. 깊은 한숨을 쉬며, 대장은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 시선을 받으며 문득, 나와는 인연이 없었던 '아버지'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야기사와 : …자기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당했을 때, 그걸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그 사람 나름이야…. 사사기리, 나, 쿠웡은 모두 각자 다른 방법을 골랐지… 너한테는 쿠웡이 택한 방법이 제일 잘 맞는 모양이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대장이 보여주었던 허무감과 비아냥 섞인 무표정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마 대장도, 알아서는 안될 진실에 고뇌하며 살아온 사람 중에 하나일 거라고…. 토오루 : …대장님, 전…. 야기사와 : 가라… 호숫가를 따라 북쪽으로 가면 보초도 없으니. 량 : …토오루, 가자…. 나는 량의 손에 이끌려, 밤의 공원을 달리기 시작한다…. 미노리 : 토오루씨,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건가요…? 마지막으로 미노리가 슬픈 목소리로 물어왔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대답할 말을 아직 갖고 있지 않았다…. → 14장A로 13장 탈출 -ESCAPE- 끝 B. 패배 : 량 : 토오루…!!!! 량의 절규와 함께 슈미크람이 파괴되고, 내 의식은 암흑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량 : …흐흑… 토오루…. 볼에 떨어지는 차가운 감촉을 느끼고 나는 눈을 뜬다. 차갑다… 머리 밑으로는 량의 무릎이 느껴진다. 토오루 : …아직 살아있는 건가…. 안도의 숨을 내쉬자마자, 그림자가 내 얼굴을 가린다. 야기사와 : (총을 겨눈 채)승부는 났다… 약속대로 투항해라. 량 : 제길… 토오루! 너만이라도 도망쳐!! 재빠른 움직임으로 량이 일어서자, 즉시 총소리가 울리고… 천천히 무너져내린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다. 토오루 : …네놈, 잘도 량을…!! 나는 부자유스러운 몸으로 일어서서, 휘청거리며 주먹을 들어올린다. …이기진 못하더라도, 하다못해 복수의 일격을…. 토오루 : 크헉…!! 총성과 충격이 그런 소망마저도 부숴버렸다… 뜨거운 덩어리가 배를 관통하고, 나는 그대로 뒤로 쓰러진다. 야기사와 : ……. 쓰러진 나를 들여다보며 대장이 무엇인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내겐 그 말은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 량과 같은 곳에 갈 수 있으니까… 유우야도 아키라도, 요오스케도 카이라도 모두 저편에 있을 테니까…. …묘하게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 14장B로 13장 탈출 -ESCAPE-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