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평소와 같이 침대에서 눈을 뜬다. 시계를 보지 않아도 정시에 일어난 것은 확실하다. 잠시 머리를 누르며 생각에 잠긴다… 또 무언가 싫은 꿈을 꾼 것 같지만, 어떤 꿈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토오루 : ……크윽!! 갑자기 찾아오는 두통에 나는 사색을 중단한다… 정말이지, 쓸데없는 일은 하는 게 아니다. 무슨 꿈을 꾸었든, 우리들의 업무와는 상관없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서, 허둥지둥 제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정해진 일과… 그것들을 묵묵히 처리하고 있으면 꿈결과도 같이 시간이 흘러간다. 머릿속 어딘가가 멍하고,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있는 듯한 나날…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행복감이 내 마음을 감싸고 있다… 그렇다면, 별로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쯔키나 : 출격이야. 사사기리가 날 부른다. 아마도 다시 몰입할 시간이 된 모양이다. 토오루 : Roger. 스위치를 넣은 것처럼 머릿속이 맑아진다… 넷에 몰입하여 전투를 하는 것이 내 역할. 임무를 다하는 것만큼 충실감을 느끼게 하는 일은 없다. 나는 'α유니트'로 불리는 V·S·S의 전투세포 중 일부분. 그것은 내게 있어 최고의 자랑이자, 내 유일한 존재가치이기도 하다. 레이카 : 잘 잤나? 이번 작전은 모듈째로 현지에 이동, 그곳에서 몰입하게 된다. 타치바나 사장은 언제나 작전에 앞서 구두로 작전 개요를 전달한다. 쓸데없는 일이다. 우리들은 AI의 지시에 따라, 그 자리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사장이 그렇게 하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생각하는 건 내 임무가 아니다. 레이카 : 드디어 페타오 녀석들을 지상에서 말살할 때가 왔어. 현재 그들의 아지트는 현실세계와 넷 모두 완전히 봉쇄상태이다. …사실 그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그런 쓰레기장같은 블록 정도는 공중폭격으로 태워버리는 편이 효율적이지만. …정말로 어째서 그렇게 하지 않는 걸까? 일반인이 끼어들면 이런 비효율적인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뭐 됐다. 생각하는 건 내 일이 아니니까. 레이카 : 소우마군, 상태는 어때? 토오루 : 양호합니다. 드물게 타치바나 사장이 이야기를 걸어오자, 마음속에 조금은 기대가 솟는다. 사장이 이렇게 말을 거는 건 대체로 '상'을 줄 때이니까…. 레이카 : …하아… 네 경우엔 처리가 지나치게 잘 된 모양이야… 이건 완전히 로봇이라니까. 사사기리양은 정기적으로 처리를 하지 않으면 다시 불안정해지는데, 넌 많이 다르군… 뭐, 나로서는 그쪽이 귀염성이 있어 좋지만. 목적은 '상'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약간 아쉽지만, 상관없다. 내 임무를 다하면 다시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레이카 : 됐어… 전투능력에는 영향이 없으니까. 감정과잉인 타입일수록 무감정해지기 쉬운 법이지. 이번 작전에선 너희들에게 특별임무를 맡기겠어. 내용은 테러리스트의 내통자 회수. 단, 기밀유지를 위해 AI로부터의 자세한 지시는 불가능해. 나는 약간 당황한다. AI로부터 지시를 받을 수 없다면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지? 전투 이외의 상황판단은 내 역할이 아니다. 레이카 : 임기응변… 이라고 말해도 무리겠지? 세세한 판단은 사사기리양에게 맡기도록. 토오루 : …예. 타치바나 사장이 떠나고, 나는 사사기리를 돌아본다. 사사기리 쯔키나(笹桐月菜)… α7유니트의 파트너. 전투력은 나보다 약간 떨어지고, 아직 일반인처럼 불안정한 면도 있는, α유니트에는 조금 부적격한 인재이다. 토오루 : 사사기리, 부탁한다. 쯔키나 : …Roger. 그녀는 어째서인지 희미하게 슬픈 감정을 내비친다… 불성실하다. 전투요원이 '상' 이외에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덕분에 내 정신도 약간 불안정해진다… 사사기리는 감정이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아 파트너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내가 정할 일이 아니다. 둘이서 팀을 짜고, 함께 살도록 타치바나 사장이 내게 명령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 이유 따위는 내가 생각할 바가 아니다. 토오루 : …간다. 생각을 떨쳐내고, 나는 몰입용 모듈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콘솔에 누워있으면 운송부대가 전장까지 모듈째로 수송해 줄 것이다. 우리들의 임무는 그때부터다… 그때까지는 생각하는 일은 피하고 싶다.
쯔키나 : …조금만, 괜찮겠어? …대기중인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 줄래? 토오루 : ……. 쯔키나 : …토오루. 토오루 : 하고 싶으면 해… 혼자 떠드는 건 네 마음이니까. 쯔키나 : …응, 고마워. …나, 토오루한테 사과해야 될 일이 있어. 토오루 : …나한테? 쯔키나 : 응… V·S·S에 입사하기 전의 일 기억나? 일순간, 예전 일을 떠올리자 감정이 급격하게 불안정해진다… 나는 당황하며 사고를 정지시킨다. 토오루 : ……그만둬. 감정이 불안정해진다… 기억은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떠올리고 싶진 않아. 쯔키나 : …미안. 그럼 이야기만이라도 들어 줘. 함께 V·S·S에 들어오자고 권한 건 나야. 그 바람에 난 토오루 마음을 완전히 망가뜨려 버렸어…. 그래서 그 일을 사과해 두고 싶었어… 미안해. 토오루 : 어째서 사과하지? V·S·S에 들어오자고 네가 권했다면 그건 감사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내 정신은 망가지지 않았어… 너야말로 왜 일반인처럼 불안정한 면을 계속 갖고 있으려는 거야? 쯔키나 : 그렇네… 아마 나도 얼마 후엔 토오루처럼 될 거야. 토오루 : 당연하지. 안 그럼 곤란해. 쯔키나 : …그러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사과해 두고 싶었어…. 토오루 : ……. AI : α유니트, 몰입 준비. 쯔키나 : …고마워. 더 이상 미련으로 남길 건 없어…. …그리고 사사기리는 가 버린다… 침묵 속에서, 내 정신이 걷잡을 수 없이 혼란해지기 시작한다…. 토오루 : 서포트, 정신안정제를 주입해 줘. 전투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나는 눈을 감고 모든 사고를 정지시킨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시작했다간,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릴 것만 같아 불안했기 때문이다. 7장 각성 -COME DOWN- 넷에 몰입한 α7유니트는 사장의 지시에 따라 AI의 관할에서 벗어난 다음, 쯔키나의 유도에 따라 내통자와의 합류 포인트까지 적을 제거하며 이동하게 된다. 약속 장소까지 다다른 두 사람을 비쩍 마른 남자의 전자체가 맞이한다. 틀림없이 '겐하'라는 이름의 테러리스트… 잠시 후 사장과의 개인회선이 연결된다. 레이카 : 수고했어. 당신이 알려준 정보 덕분에 페타오의 아지트를 괴멸시킬 수 있었어. 겐하 : 인사는 됐다니까… 그것보다 남은 일이 하나 더 있지? 빨리 날 이탈방해구역 밖으로 데려다 달라고. 레이카 : 1시간 정도 더 기다려. 그 전에 움직이면 군이 당신 존재를 눈치채게 될 거야… 그 후에 약속대로 비밀리에 이탈시켜 주지. 겐하 : 쳇, 1시간이라… 쿠웡 녀석, 지금이라면 뉴로잭을 잡아빼기만 해도 끝장인데. 레이카 :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사실은, 한시라도 빨리 쿠웡이 사라져 주길 바라거든. 겐하는 초조한 듯 어슬렁거리다가, 문득 무슨 생각을 했는지 쯔키나의 기체로 다가온다. 겐하 : 그리고… 보수에 관해 할 말이 있는데. 레이카 : 그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나? 새 조직을 세우도록 도와주고, 자금과 무기 원조 및 새로운 신원증명 획득. 그 이상 욕심을 부린다면…. 겐하 : 오오~ 이거 무서워라. 뭐, 나도 그렇게 욕심이 많진 않다고. 그냥 덤이 하나 더 필요한 거지. 레이카 : 덤? 겐하 : 그래… 예전부터 α유니트의 마네킹같은 계집들을 질질 짜게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 레이카 : …정말 질리는 남자군… 당신 머릿속엔 그것밖에 없나? 겐하 : 그 밖에도 있지. 죽인다든가 부순다든가… 뭐 어때? 아직 1시간이나 있고. 레이카 : 소우마군, 어떻게 생각하지? 토오루 : 판단은 내가 할 부분이 아닙니다. 쯔키나 : …토오루. 레이카 : 알겠어, 좋을 대로 해… 단,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면 보수에서 제할 거야. 겐하 : 알고 있다니까… 죽이진 않아. 반쯤 죽여 놓는 테크닉은 알고 있지만. 쯔키나 : 사장님…. 레이카 : 미안해 사사기리양… 이것도 경험으로 생각해 두도록. 쯔키나 : Ro… Roger. 겐하 : 좋아, 이야기는 끝났군. 그럼 무장을 해제해. 레이카 : 그럼 힘내… 지켜봐 주고 싶지만, 교신이 길어지면 캐치당할 위험이 있거든.(통신을 끊는다) 겐하는 전자체 상태가 된 쯔키나의 옷을 찢고는 희롱하기 시작한다. 안정을 잃어버린 쯔키나와, 그녀를 보며 역시 감정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느끼는 주인공. 겐하는 무서운 완력으로 쯔키나를 거꾸로 들어올려서는…. 사사기리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그것을 보고 있으려니, 어찌된 일인지 가슴이 아프다… 슈미크람에는 존재하지 않는 위가 울렁거리고 기분이 나쁘다. 겐하 : 호오… 이거 놀랍군. 너 처녀였나? 눈을 뗄 수 없다… 머리가 아파 기절할 것만 같다… 욕지기가 물리적인 감각으로 치밀어오르고 있다…. 겐하 : 이쪽은 처녀가 아닌 모양이군. 쯔키나 : 아파아!! 싫어…!! 토, 토오루!! 겐하 : 파트너가 이 꼴을 당하고 있는데 마네킹같은 낯짝을 하고… 대단하군. 존경스러워. 사사기리가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고 있다. 토할 것 같다… 머리가 깨질 것만 같다… 마음속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지만, 내 모든 감각은 사사기리의 모습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을 토해낸 겐하는 그녀를 한 손에 든 채 시계추처럼 흔들고 있다. 그리고 귀에 이상이 생긴 듯 내 감각도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겐하 : …자아, 준비운동은 이걸로 OK. 본무대로 가 볼까? 쯔키나 : 싫어… 토오루 도와줘… 토오루……!!!! 토오루 : 쯔키나……!!!! 정신을 차려 보자, 나는 겐하에게 조준을 맞추고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겐하 : 바, 바보녀석… 날 죽일 셈이야?! 믿기 힘든 도약력으로 겐하는 무기의 직격을 피한다… 바닥에 굴렀다 일어선 그의 몸이 무수한 장갑판으로 뒤덮이기 시작한다. 겐하 : 열받았어… 하고 있을 때 방해받으면 못 참아…!! 토오루 : 난 도대체…?! 나는 잠시 스스로의 행동에 경악하지만, 곧 사고의 초점을 되찾는다. 적대하는 슈미크람이 있다… 할 일은 하나뿐. ■ 이기든 지든 스토리 진행에는 관계없다. 이기면 포스크래쉬 '관벽(貫壁)' 추가. 전투에서 패배한(혹은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던) 겐하는 넷에서 소멸해 버린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쯔키나… 그 모습은 너무도 가련해서…. …'쯔키나'? …'가련'? …혼란한 내 머릿속에 어디선가 본 풍경이 떠오르고… 그것을 시작으로 단편적인 이미지의 흐름이 이성을 갈기갈기 찢어발긴다. 이성이 무너질 것만 같은 두려움에 머리를 감싸쥐고 그 흐름을 막아 보려 애쓰지만…. 토오루 : …더, 더 이상 나한테 말 걸지 마… 머리가 돌아버리겠어…!! ??? : 광기는 마음의 상태에 불과한 것… 두려워하니까 두려운 것이다.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회선에 끼어든다… 고개를 들자,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남자가 어느 틈엔가 우리들 곁에까지 와 있었다. 토오루 : …너는? 쯔키나 : …쿠웡?!
갑자기 쿠웡이 쯔키나의 등을 가볍게 친다. 힘이 빠져 쓰러지는 쯔키나를 쿠웡은 단단히 부축한다. 토오루 : 사사… 쯔키나에게 무슨 짓이야?! 쿠웡 : 걱정 말게나. 잠들게 했을 뿐이다. 슈미크람 상태로도, 교신을 하더라도 곤란하니까. 쿠웡은 이상하리만치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쯔키나를 바닥에 눕힌다. 그 눈에서는 분노와 슬픔이 느껴진다…. 쿠웡 : …암여우년!! 어디까지 인간의 영혼을 모독할 작정인가!! 쿠웡의 말을 들으며,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에게 조준을 맞춘다. 증오스러운 테러리스트의 두목, 설렁 쯔키나가 말려들더라도 쏘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어째서인지 손가락을 당길 수 없다. 쿠웡 : 좀 더 빨리 자네와 만나고 싶었네. 토오루 : …날? …어째서? 쿠웡 : 우선, 지금은 "너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해 두겠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네 자신이 스스로를 구원한다… 그것을 돕기 위해 온 거지.(다가온다) 토오루 : …오, 오지 마! 쏜다! 쿠웡 : 아니, 자넨 쏘지 않아. 쏠 필요가 없으니까. 사실은 알고 있을 거야. 우리가 싸울 이유는 없다는 걸… 단지 생각해내고 싶지 않을 뿐이지. 토오루 : 싸울 이유…? 머릿속에 일순, 사장이 들고 있던 바이오칩이 떠오른다… '세뇌칩'… 그 단어와 함께, 다시 머릿속의 이성이 찢겨나간다. 토오루 : …도와줘. 다시 머릿속이 이상해질 것 같아…. 쿠웡 : 들으라! 넌 완전히 세뇌당하지 않는다… 그것이 너의 진가, 그 의지력이야말로 너의 소양(素養)이다. 생각해내라… 아무도 널 미치게 할 수 없다. 네 자신이 그것을 바라지 않는 한은…. 쿠웡의 말은 들은 기억이 있다… 그래, 그 말은…. . . . 나는 어느샌가 울고 있었다. 머리를 감싸고, 아이처럼 흐느껴 울고 있었다…. 쿠웡 : 어째서 울고 있지? 토오루군. 토오루 : 훌쩍… 생각이 안 나… 뭔가 중요한 일을 잊어버렸는데… 기억해내려고 하면 머리가 이상해져…. 나뭇잎새로 비치는 햇살 속에서, 쿠웡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올려다본 그의 얼굴은 따스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쿠웡 : …앞으로도 그런 상태가 몇 번이고 널 찾아올지 모른다…. 그럴 때는 생각해내거라… 아무도 널 미치게 할 수 없어. 네 자신이 그걸 바라지 않는 한은, 반드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 거다. 토오루 : …반드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어…? . . . 나는 놀라며 정신이 든다… 이것은 내 잃어버린 기억, 유년기의 내 기억…? …그 후로, 나는 시설에 수용되고, 그리고 한 해커에게 거두어져… 그 남자에겐 외동딸이 있었고…. 헤헷~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反轉 -FLIP FLOP- 청각신호에 또렷하게 들려오는 메시지와 동시에, 베일에 싸여 있던 머릿속에서 안개가 빠른 속도로 걷혀 간다….흥분제의 몇 배에 달하는 각성감, 뇌세포의 연결이 소리를 내며 재구성되고, 의식의 레벨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올라와… 다음 순간, 나는 소우마 토오루로 돌아와 있었다. 토오루 : …돌아왔다…. 꿈에서 깨어난 기분으로 나는 전장을 둘러본다… 현실로부터 또다른 현실로 옮겨진 듯한 위화감… 제정신이면서 또다른 제정신으로 깨어난 당황스러움…. 토오루 : …쯔키나…!! 세뇌를 받기 전후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눈에 눈물이 어린다. 자칫했으면 그녀를 죽이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전자체 상태로 돌아와 쯔키나에게 달려간다. 토오루 : …쯔키나, 정신차려!! 품 안에서 쯔키나가 살며시 눈을 뜬다… 그 눈은 다정스럽던 그녀 본래의 것…. 쯔키나 : …토오루는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다행이야. 토오루 : …정신차려! 너도…. 쯔키나 : 난 이제 틀렸어… 다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어…. 쯔키나는 슬픈 듯이 내게서 눈길을 돌린다. 눈물 한 줄기가 흘러 뺨의 얼룩을 씻어내린다…. 쯔키나 : 날 내버려두고 도망쳐… 얼마 있으면 난 또다른 나로… 완전히 변하고 말 거야…. 토오루 : 그런…. 쯔키나 : 괜찮아… 토오루가 되돌아와서, 이젠 아쉬운 게 없어… 예전의 바보같은 나는 죽어버린 거야…. 기력이 다했는지 쯔키나가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나는 그녀의 손에 눈물을 떨군다. 토오루 : …어째서 이런… 쯔키나와 함께라면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아도 좋았는데…. 쿠웡 : …그건 자네가 「초원의 늑대」이기 때문이지…. 네가 인간세상에 내려오면 반드시 파문이 일어난다. 너는 그런 숙명인 것이다. 너는 넷 공간에서 지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누구도 너를 넷 공간에서 떼어놓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아버지도 자네에게 몰입을 금했을 테고. 이것은 언젠가 일어날 필연적인 사건이었는지도 모르네. 토오루 : 쿠웡… 당신은 누구지? …내 과거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거요? 쿠웡 : 알고 있지… 하지만 말해 봤자, 지금의 자네에겐 미치광이로밖에 생각되지 않을 거야. 자네는 '세뇌칩'이라고 하는 진실을 쟁취했네. 그것을 넘어선 진실은 자신의 손으로 싸워 얻는 수밖에 없어. 더 질문하려던 순간, 무언가가 나를 멈추게 한다. 확실히, 1년 전의 나에게 '세뇌칩'에 관해 이야기해 봤자, 미치광이의 헛소리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머뭇거리는 사이, 쿠웡은 서포트의 연락을 받고 이탈해 버린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홀로디스크 한 장이 남겨져 있었다… 그것을 주워든 순간, 외부로부터 교신이 들어온다. 레이카 : 테러리스트는 진압, 쿠웡은 도주… 대체 겐하는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토오루 : 게, 겐하는 배반이 발각되어 처형된 모양입니다…. 레이카 : 쓸모없는 것… 됐어. 해치우는 수고가 줄었군… 두 사람은 귀환하도록. 사장과의 교신이 끊어지고, 나는 쯔키나를 안아올린다…. 토오루 : 아아… 돌아가 주지… 나와 쯔키나의 원수를 갚아 주마…. …쯔키나의 전자체를 안아들고, 나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새로운 복수를 그녀에게 다짐한다…. 아니, 이건 복수가 아니다. 나는 유우야 덕분에 복수의 허무함을 깨달았다… 이것은 쯔키나를 구하기 위한 정당한 싸움이다. 7장 각성 -COME DOWN-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