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 전사의 부활

를루니젤 : …이상, 노스왈드 제국의 최근 동향은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솔 비스트의 증산에 전념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림시안 : 알 수가 없군… 하급병사를 늘려 봐야 우리 마족의 상대는 아닌데. 대체 무슨 생각일까….
성검 샤이닝 포스는 어떻게 됐지? 이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겠나?
를루니젤 : 그, 그것이… 정찰임무로 파견한 자들이 다소 지혜가 모자라는 듯하여… 최근 들어서는 보고가 없어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자들을 보낼까요?
림시안 : 아니, 필요없다. 내가 직접 하지. 그자의 눈과 귀를 빌리면 되는 일. 장소는 서쪽, 거리는… 이건가!

제너스 : 그럼 시작해 볼까요.

(치료 후)
두가 : 음? 여긴 어디지?
가드폴 : 오, 정신이 들었나 보군. 두가, 날 알아보겠나?
두가 : 하아? 뭔 쓸데없는 소리유 가드폴 영감. 아직 노망 들 나이도 아니면서.
가드폴 : 그 험한 입버릇, 틀림없는 두가로군!
두가 : 앙? 대체 무슨 일이야?
…그런 일이 있었나. 기억은 전혀 없지만, 어쨌든 당신네들한테 신세를 진 모양이군. 덕분에 살았수. 고마워.
토우마 : 됐어됐어~ 난 토우마, 잘 부탁해!
두가 : 아아, 난 두가… 다 알잖아. 뭐 잘 부탁한다.
아미타릴리 : 저기저기, 꼬맹아, 저 사람 멋지지 않아? 야성미가 넘치는데다 어른의 매력도…♡
퍼크린 : 아미는 툭하면 아무한테나 반한다니까….
가드폴 : 그런데 두가,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냐?
두가 : 아무래도 필립한테 당한 거 같수다. 그녀석, 캔틀 마을 사람들을 광산으로 끌고가서 강제노동을 시키지 뭐유. 난 그 친구들한테 신세진 게 좀 있는지라 구해주고 싶어서, 필립을 잡아다 흠씬 두들겨 줬지요. 그랬더니 그자식이 사과를 한다면서 회식을 벌였는데… 그때 술에다가 잠드는 약이라도 탄 모양이야. 이후로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쳇, 방심했어. 두들겨 준 다음에 숨통을 콱 끊었어야 하는 건데.
가드폴 : 진정해라. 그런데, 이제부턴 어떻게 할 건가?
두가 : 그야 뻔하지. 캔틀 마을 사람들을 구해내고 필립 녀석이랑 결판을 낼 거유.
토우마 : 그럼 나도 도와줄게. 그런 짓을 하는데 가만 보고 있을 수야 없지.
두가 : 오, 얘기가 통하잖아! 남자라면 그렇게 나와야지. 너랑은 죽이 잘 맞겠어.
토우마 : 근데 라그나담도 영 신통치 않구만. 백성들한테 강제노동을 시키다니.
두가 : 아마도 폐하가 직접 명령하신 게 아닐 거야. 필립 녀석이 멋대로 한 짓이겠지.
가드폴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토우마 : 어째 평이 좋잖아? 난 별로던데… 갑자기 쳐들어와서 난리를 치질 않나.
두가 : 사람들이 끌려간 광산은 캔틀 마을 북쪽에 있어. 우선 마을로 가 보자.

(캔틀 마을)
두가 : 여기가 캔틀 마을이야.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 광산이 있지.
병사 : 여긴 통행금지다. 저쪽으로 가!
두가 :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말라고. 우린 저쪽 광산에 볼일이 있거든.
병사 : 앗! 두가 대장님?!
두가 : 뭐야, 너 내 부대에 있었냐? 그럼 얘기가 빠르지. 통과시켜 줘.
병사 : 대장님의 부대는 이미 해체됐습니다. 현재는 필립 경이 대장이므로 두가 대장님의 명령에는 따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두가 : 아앙? 뭔데?
병사 : 명령에는 따를 수 없지만, 저희들이 보지 않는 동안이라면 누가 지나가도 막을 수 없습니다.
두가 : 그야 그렇지! 고맙다!
병사 : …조심하십시오.

(광산 내부)
두가 : 필립, 보고 싶었다!
필립 : 너, 넌?! 어떻게 제정신으로 돌아온 거냐!
두가 :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각오는 돼 있겠지?
필립 : 치잇! 저녀석들을 해치워라!

(전투 후)
필립 : 젠장, 이런 짐승같은 녀석들….
두가 : 필립~!
필립 : 히이이익!!
두가 : 하하하하~ 꼴 좋구만! 똑똑히 알았겠지? 빨랑 내 앞에서 꺼져!
필립 : 크으으으!
시릴 : 푸훗! 저 도망치는 꼴 좀 봐.
근데 두가, 의외로 사람이 좋네. 난 틀림없이….
두가 : 내가? 착각하면 안되지. 난 그저 천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맛보여주려는 거라고. 생각해 봐라, 이런 눈보라 속에 속옷 한 장만 남기고 내쫓았는데, 안 얼어죽으면 겁나게 운이 좋은 거지.

요제프 : 여러분께서 저희들을 구해주신 건가요? 정말 감사합니다!
두가 : 신경쓰지 말라고. 당신네들한테는 빚을 진 게 있거든. 이걸로 땡이야.
요제프 : 오오 두가님, 정말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두가 : 인사는 필요없다니까.
요제프 : 전 이제 모두를 이끌고 마을로 돌아갈 겁니다.
두가 : 그게 좋겠군. 마을까진 우리가 바래다 줄 테니 안심하셔.
요제프 : 두가님,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로….
두가 : 됐어됐어! 난 질질거리는 거 딱 질색이라고. 이거 낯간지러워서 영….

(귀환 후)
토우마 : 겨우 돌아왔나… 지금 터무니없는 손님이 와 있거든.
라그나담 : 음? 이제 다 모인 모양이군. 오래 기다렸다.
시릴 : 라그나담 3세…?!
라그나담 : 짐이 몸소 여기까지 온 것은 재차 성검의 주인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이다.
토우마 : 거 참 질기구만. 지난번에 대답했을 텐데?
라그나담 : 하지만 그때는 마족의 두목이 방해하는 통에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 그렇지 않나? 시릴.
시릴 : 왜 그런 걸 묻나요? 난 관계없어요.
라그나담 : 훗, 기가 센 아이로군. 짐을 똑바로 보면서 대답을 하다니… 하지만 잘 기억해 둬라. 짐은 노스왈드 제국의 정통 계승자. 성검에 관한 지식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시릴 : 알고 있습니다.
라그나담 : 그렇다면 다시한번 묻노라. 짐과 제국을 위해 성검의 힘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토우마 : 없다고 했잖아! 어차피 제대로 된 일에 성검을 쓸 것도 아니면서!
라그나담 : 짐은 성검의 힘으로 어둠을 무찌르고, 더럽혀진 이 세상을 청정한 낙원으로 이끌려 하고 있다. 짐의 행동은 신 앞에서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야!
토우마 : 아무리 입으로 떠들어 봐야 못 믿는다고! 너희 제국군이 캔틀 마을에 한 짓을 보면!
라그나담 : 캔틀 마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토우마 : 하아… 질렸다 진짜. 불리해지니까 바로 잡아떼는 거 봐! 캔틀족을 잡아다가 광산에서 강제노동을 시켰잖아!
라그나담 : 흐음… 그게 사실이라면, 모든 것은 짐의 책임이다. 그곳은 제국의 통치하에 있으니까… 즉시 돌아가서 캔틀 마을에 관한 건을 처리해야겠군.
토우마 : 설마 당신… 정말 몰랐던 거야?
라그나담 : 모른다고 했지 않느냐. 짐은 비겁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그렇긴 해도… 여기에 올 때마다 성가신 일이 생기다니, 짐은 성검과는 별로 인연이 닿지 않는 모양이군… 아니, 그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토우마 : 그래 맞아, 성검은 당신을 싫어한다고! 이제 다신 오지 마셔.
라그나담 : 이런 유치한… 너와는 대화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구나. 하지만 뭐, 됐다. 이렇게 찾아온 덕분에 나름대로 수확은 있었으니. 다음부터는 교섭할 상대를 제대로 고른다면 문제없겠지.
시릴 : …….

아미타릴리 : 후후후훗….
저기 토우마, 네 방은 경치가 좋지?
토우마 : 최고지! 너도 보여줄까?
아미타릴리 : 고마워. 그럼 발코니에서 기다려 줘.
퍼크린 : 아미… 왜 그래? 좀 이상해….

(발코니)
림시안 : 기다렸다, 성검의 주인이여.
토우마 : 넌… 림시안?! 어떻게 여길!
림시안 : 물론 성검의 주인과 이야기하기 위해서지.
토우마 : 나랑 얘기라… 대충 상상은 가는군. 성검의 힘을 빌려달라는 거겠지?
림시안 : 후훗, 알고 있다면 이야기는 빠르지. 하지만 그렇게 자세를 잡을 필요는 없다. 난 네가 마음에 들었거든. 제법 기개도 있고, 인간치고는 귀여운 편이라서.
토우마 : …하아?
림시안 : 넌 그 인간의 왕을 싫어하는 모양이더구나.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우리 둘이서 손을 잡을 수도 있지 않겠나? 마족에게 힘을 빌려주겠다면 널 나쁘게 대하진 않겠다.
토우마 : 에… 그게….
림시안 : 게다가 나 개인적으로는 인간 남자에게 흥미가 있거든. 어떠나 토우마? 넌 마족 여자에게 관심이 있지 않나?
토우마 : 관심이라니… 그….
림시안 : 후후후훗~ 그럴 마음은 있는 모양이군.
지금까지 수천년 동안, 마족과 인간은 크고작은 분쟁을 되풀이해 왔다. 하지만 전면전으로 발전한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지. 우리 마족들에게는, '인간과 전면전쟁을 벌이면 세계의 파멸을 가져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야.
이는 마족이라면 절대로 깨뜨릴 수 없는 금기. 그렇기에 우리들은 가능한 한 인간들과의 다툼을 피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인간의 왕은 솔 비스트의 군대를 만들어내서, 마족을 멸망시키겠다며 싸움을 걸어오고 있다.
토우마 : 그럼, 내가 마족에게 힘을 빌려주면 인간과의 싸움을 멈출 거야? 그렇다면 도와줄 수 있는데.
림시안 : 좋다. 네가 성검과 이 성의 힘으로 인간들을 멸망시켜 준다면 우리 마족은 손을 떼지.
토우마 : 헛소리 마! 왜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거야? 난 전쟁을 멈추고 싶은 거지, 인간을 멸망시킬 생각은 없다고!
림시안 : …그 말은 내 제안을 거절하겠다는 뜻인가?
토우마 : 당연하지!
림시안 : 잘 알겠다. 마족의 장이 이런 수모를 당하고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제안을 거절한 것을 반드시 후회하게 해 주마. 기억해 두거라!
토우마 : …하아, 이제 그만 좀 하라고.
뭐야, 시릴이잖아. 내 얘기 좀 들어 봐. 방금 전에 누가 왔었는지 알아? 글쎄….
시릴 : 토우마 저질!
토우마 : 뭐? 왜 느닷없이 그렇게 되는 거야?
시릴 : 라그나담한테는 안 도와준다며 거절해 놓고, 여자가 유혹하니까 대번에 걸려들고, 대체 무슨 생각이야?
토우마 : 뭐야, 너 듣고 있었어?
시릴 : 아니. 보고 있었어. 그 여자한테 포옥 안겨서는, 마족 여자한테 흥미가 있느니 없느니 하는 데까지. 토우마가 헤벌레하는 꼴을 보고 있으려니 열이 뻗쳐서 그 다음부턴 안 봤어. 대체 뭘 했으려나~?
토우마 : 아무것도 안 했어! 너 제일 중요한 부분은 안 봤구나! 나 말야, 그 다음에 림시안이 꼬시는 걸 거절했다고. 그랬더니 막 화를 내더라니까!
시릴 : 정말?
토우마 : 진짜야. 거절한 걸 후회하게 해 주겠다나 어쩌면서 협박도 했어. 나 참….
시릴 : 정말로 정말이야? 내 눈 똑바로 보면서 대답해.
토우마 : 왜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 정말이랬잖아.
시릴 : 흐음… 알았어. 믿어 주지. 토우마는 무책임하긴 해도 어설픈 변명은 안 하니까.
아, 깜빡 잊고 말 안 했다. 저녁밥 다 됐어. 토우마가 좋아하는 멧돼지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