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 황제의 야망

를루니젤 : 보고드립니다! 중앙평원에 집결해 있던 인간의 대군이 결국 우리 피어랜드로 침공을 개시한 모양입니다.
림시안 : 인간의 왕 녀석… 주제넘은 짓을!
……맞아 싸운다! 가능한 모든 전력을 동원하여 인간들을 무찔러 주겠다!
를루니젤 : 하, 하지만 그러면… 인간과의 전면전쟁이 벌어지고 맙니다!
림시안 : 저들과의 전면전이 마족 최대의 금기라는 건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겐 사태를 수습할 성검도 없어. 내 판단은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대로 사태를 방치하면 수많은 동포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마족의 장으로서 이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음이야!
를루니젤 : 알겠습니다…!

제너스 : 틀림없을 겁니다. 북쪽에서 모여든 대군… 노스왈드 제국의 솔 비스트가 남으로 침공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토우마 : 젠장! 이대로 놔두면 사람들이 또 전쟁에 말려들 거야!
시릴 :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야. 지금 큰 싸움이 벌어진다면 제물신이 부활할 수도 있어!
토우마 : 제물신? 무슨 소리야?
시릴 : 제물신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든 어둠을 먹고 성장한대. 과거의 기록을 봐도 평화로운 시대에는 부활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전란이 계속되면 부활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곤 했어.
토우마 : 그러고 보니 라그나담 녀석, 제물신을 빨리 부활시키기 위해 마족에게 전쟁을 건다고 했어….
제너스 : '마음속의 어둠'이란 건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제물신의 활동이 지적생명체의 정신에너지와 관련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살의나 증오, 분노처럼 강한 감정을 기반으로 한 정신에너지는 제물신을 활성화시키는 듯합니다.
토우마 : 그럼 어떻게 해서든 이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건가…!
시릴 : 그래. 노스왈드 제국으로 가서 황제를 설득하는 거야! 이 보석을 보여주면 수도 그랜탈로 들어갈 수 있어. 서두르자!

(설원)
제너스 : 이전에 두가와 싸웠던 고지 옆을 지나면 수도로 통하는 '그레이트 브리지'가 있습니다.

(그레이트 브리지)
병사 : ?! 이 보석은… 왕가의 증표! 폐하께 친히 분부를 받았으니 통과하셔도 됩니다. 단, 성 안에 있는 솔 비스트들은 조심하십시오. 지능이 딸려서 그 보석을 봐도 습격해 올지도 모릅니다.

(옥좌 앞)
시릴 : 폐하는 어디 계시지요? 가르쳐 주세요.
카티나 : 어머…? 오라버니를 만나러 오신 건가요? 오라버니는 이 안에 계십니다. 들어가십시오. 아 참, 전 카티나라고 합니다. 손님의 성함은…?
시릴 : 에? 시릴이라고 합니다….
카티나 : 알겠습니다. 시릴님, 앞으로도 오라버니를 잘 부탁드리겠어요.

(옥좌)
라그나담 : 오오, 드디어 왔는가. 기다리고 있었다 시릴. 드디어 결심이 선 모양이군.
시릴 : 아니오! 여기엔 온 건 당신에게 협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어랜드 침공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라그나담 : 훗, 그렇게는 할 수 없지. 성검의 주인의 운명에 따를 생각인가 보군. 하지만 그래선 짐이 곤란하지. 힘을 써서라도 너의 협력을 받아야겠다!

(전투 후)
라그나담 : 믿을 수… 없다! 설마 이런 아이에게 짐이 패배하다니…!
시릴 : 당신이 졌어요, 라그나담 3세! 왕답게 깨끗이 피어랜드에 파견한 병력을 후퇴시키세요. 말을 듣지 않겠다면 이쪽도 거친 방법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라그나담 : 거절한다…! 이 몸이 산 채로 찢겨진다 해도 군대를 되돌릴 수는 없어!
시릴 : 어떻게든 전쟁을 계속해서 제물신의 부활을 앞당길 생각이야… 당신은 그렇게도 세계를 멸망시키고 싶나요?
라그나담 : 짐이 세계를 멸망시킨다고…? 이 무슨 어리석은 말인가… 대지에 발을 붙이고 사는 우매한 백성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왕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까?
분명 짐은 사신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하나 그것은 사신을 멸할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잘 듣거라. 사신을 멸하기 위해서는 3000년 전 신화의 시대에 성검 샤이닝 포스에 깃들어 있던 '어둠을 물리치는 신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힘은 사악한 자들이 성검을 더럽힌 탓에 사라지고 말았지. 그렇다면 그 원인이 된 사악한 자들을 멸망시킴으로써 성검은 다시 정화되고 신의 힘도 되살아날 것이다. 사악한 자들, 다시말해 마족을!
시릴 : 그게 정말인가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라그나담 : 마족들이 제물신을 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짐이 즉위하여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제물신이 잠들어 있는 곳은 마족들의 왕성, '크림존 팔레스'의 지하 깊은 곳이다! 성검을 더럽힌 사악한 자들의 후예가 지금도 제물신을 수호하고 있는 것이야! 그런 자들을 짐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시릴 : 사신이 부활하면 전 세계가 커다란 피해를 입고 말아요! 너무 위험해!
라그나담 : 그래도 상관없다! 아무리 큰 희생을 치르더라도 짐은 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할 뿐이야. 그리고 제물신이 부활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마족들. 그 혼란을 이용하여 마족을 전멸시킬 기회도 생길 것이다.
마족과 제물신을 멸했을 때 세계는 공포에서 해방된다… 종말이 아닌 영원을 약속받은 세계가 실현되는 거다.
짐을 치고 싶다면 쳐라! 그러나 짐이 죽는다 해도 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노스왈드의 병사들은 결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